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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독서

[한국 근대 단편소설] 나비 -유진오

최근 읽고 있는 단편중에 가장 재미나게 읽었다. 프로라는 마지막에 짐짓 잠든 척 하고 있는 남편을 보고 무슨 마음으로 웃음을 지였을까? 아마 그때의 감정은 생각할 때마다 다른 느낌이 들겠지. 내가 재미나게 보았다는 것은 여급 프로라는 많은 남자들을 만나지만 그저 아무런 생각 없이 일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 추파를 던지는 남자들의 각양각색의 모습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했을 것이고 최소한 정조를 지키려고 노력을 했지만, 남편의 잠든 척 하는 모습을 보고 정조관념도 많이 퇴색될 것이고, 시간과 공간을 지키려고 이제 더 이상 노력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 자아를 찾아가지 않을까? 난 재미나다 고 느낀 점은 현대인은 어떤 틀 안에서 행동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행복을 찾는 것은 그 틀을 벗어날 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모두들 난 평범한 사람이라고 일반화 시키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나를 개별적이고 주체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때 행복하다 느낀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푸로라는 점점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에 대한 행복감을 느끼고 웃음을 짓지 않았을까? 명확한 답은 없기 혼란스럽지만 타인이 내리는 답에 수긍하는 사람이 아닌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사람의 모습에 흥미를 느낀듯하다. 아마 요즘 내가 생각하는 부분을 억지로 맞추고 있기는 하지만

집에 굴러다니는 유진오 단편소설은 다 읽었다. 유진오라는 작가는 처음 듣는 사람이었지만, 그의 문장은 나 눈에 아주 편안하게 다가왔다. 그전에 읽었던, 최서해의 작품에 비하며 더더욱 아마 유진오라는 작가는 그냥 큰 굴곡 없는 삶을 사신 것 같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되어 유진오 작품을 더 읽을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 이제 다음으로 이효석의 단편을 몇 편 읽어 보아야겠다.

추천 도서 :  유진오 단편집

추천 서점 : 교보문고

책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선집'. 유진오 단편집. 유진오의 일제 말 소설들은 지금의 독자와 소통하며 공유하는 힘과, 문화와 자유를 옹호하고 민족의 앞길을 헤아려 본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시정 편력이라는 생활 세계로 침잠한 유진오의 소설은 식민지를 살아가는 지식인의 생활 감각과 그 시대에 대한 인식을 여실히 보여 준다. 식민지 생활 세계를 살아가는 지식인 유진오의 시대와 정세에 대한 고민과 인식을 그의 소설을 통해 살펴본다.

내용

<바나> 카페의 여급으로 나선 '프로라'는 석 달이 지나자 술은 마시지 못해 맛들일 수는 없으나 그래도 사내들의 세계에는 짐짓 관심이 쏠리긴 한다.
하지만 아직껏은 변변치 못한 남편이나마 그 품속에만 맴돈다. 어쩌랴, 식도원에서 결혼식도 올렸고, 민적 등본에도 김대진 처에 최명순이라 기재되어 있으니... 그녀는 열 여덟 소녀 시절에 전문학교 학생이던 대진에게서 처음으로 연애 편지를 받고는, 경주 같은 데서도 맨 먼저 뛰기 시작한 놈이 제일 유리하다는 식으로 덜렁 옭아매지고 말았었다.
그런데 남편은 취직 자리 하나를 못 구해서 늘 룸팬으로 비실거렸다. 그 유치했던 편지를 갈갈이 찢어버리지 못한 게 한이 될 따름이었다. 프로라가 동무 게이코의 권유에 따라 바에 나가볼까 어쩔까 망설일 때에, 남편은 우물쭈물 대응하는 게 흡사 등을 떠미는 거나 다름없었다. 그녀가 벌어온 돈으로 술을 마시면서도 조금도 부끄러운 내색이 없다. 밤이면 동물적인 교접에 맹렬해서 그녀는 이런 방식에 웬만큼 매력을 느끼기에 이르렀다. 바에선 그녀의 미모가 돋보여 단연 인기였고, 따라서 여러 사내들이 추근대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자칭 대단한 화가라며 스케치북 따위를 들고 나타난 이종식이었다. 그는 첫번의 대면에서 프로라의 초상화를 스케치하고는 이런 미인을 모델로 삼았으면 하고 매달린다. 그의 방에서 덤벼드는 것도 예술가니까 이러려니 양해하여 아슬아슬한 지경까지 갔다가 용케 고비를 피했다. 그 뒤로 엉터리 화가임이 드러나 둘 사이는 멀어졌다. 두 번째 사내는 번듯한 회사원 차림새의 오금동이었다. 이 작자는 예쁘다거나 반했다거나 하며 적극적으로 덤벼들진 않지만, 환심을 사려고 자잘한 선물을 내밀며 끙끙 앓는 시늉이다. 하지만 동료 메리가 은행에 들렸던 길에 그가 수위임을 알고 까발리는 바람에 싱겁게 끝났다. 그는 카페를 들락거리느라 수개월치의 저금을 바닥냈을 것인데, 프로라는 어떤 돈이면 어떠랴 싶다. 세 번째는 게이코의 기둥서방으로 거리의 깡패 같은 최형태다. 돈을 내고 술을 마시는 것도 아니고, 게이코에게 기대는 이 야성적인 남자한테 그녀는 성적 호기심이 발동한다. 셋이서 한강에 나가 뱃놀이를 하던 날, 게이코만 강 저편에 떼어놓고 숲그늘 속으로 끌려가 일촉즉발의 위기까지 갔다. 게이코가 모터보트를 빌어 타고 덮쳤기에 망정이지 프로라는 그때 몸을 허락할 뻔했다. 그 뒤로 게이코는 최의 관계에 신물을 내고는 종적을 감춰버렸다. 이러니까 사내는 공공연히 술값을 프로라 앞으로 돌려놓으며 술을 마신다. 성격이 매몰차지 못한 그녀는 게이코에 대한 떳떳치 못한 여운도 있는지라 이십원의 외상을 처리해 주고는 금을 그었다. 짜릿한 흥분을 느끼게 하지 않는 바는 아니나 실속 없기에 떨쳐버린 것이다. 이 밖에도 이, 권, 김 세 사람이 일행으로 찾아와 서로 환심을 사려고 눈알을 번득이나 그녀는 그들 사이를 교묘하게 조정하며 누구를 특별히 가까이 하려 들지 않는다. 이 무렵에 광산업을 한다는 스마트한 차림새의 안상렬이 나타나 돈을 뿌려댔다.
진농반농으로 자기한테 정을 바치면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해 주겠다고 큰소리를 친다. 이러면 아홉 명의 여급들은, 돈이면 사족을 못 쓸까봐 그러느냐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내심으로는 자기가 선택되길 고대한다. 안과 마주앉아 술을 마시던 밤에 최형태가 얼씬거리기에 그녀는 안의 품에 안기는 체했다. 최가 시비를 걸어 둘 사이에 주먹질이 오갔고, 곧 순사가 와서 최를 끌고 갔다. 안은 보상을 하라며 다른 술집으로 그녀를 데려가 애무하는 걸 왁살스럽게 밀쳤다. 그가 뺨을 때리며 내쫓았는데, 만일 그가 다시 불러 세웠다면 그녀는 틀림없이 상상치도 못했던 정열을 바쳤을 게다. 안상렬이 사라진 뒤 모처럼 만에 은행 수위 오가 찾아왔다. 그녀는 마음이 허전해서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폭음했다. 사내가 자기와 결혼을 하자고 조르는 걸 가까스로 무마해, 집 근처까지 택시로 배웅을 받았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차에서 내리는 그녀 옆을 남편이 모른 체 지나가는 게 아닌가. 집에 돌아왔을 땐 술이 말짱 깨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왠지 모르게 남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마음속 꺼림칙한 것을 씻어낼 양으로 부엌부터 들려 양치질을 왈가닥왈가닥 했다. 방으로 들어와 보니 남편은 잠든 양으로 누워 있어 싱거운 느낌에 빙그레 웃음을 떠올렸다.

미래에셋생명 장수영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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