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아련한 추억은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추억이 꿈인지, 현실이었는지 확인할 수도 없고 어쩌다 확인하기 위해 떠나는 추억여행은 큰 실망으로 다가올 때가 대부분이다. 그러면서 참 살기 힘든 세상으로 변했다며 그때가 좋았지 라고 한탄을 하게 되고.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처럼 좋았던 시절을 따라 점점 과거로 과거로 따라가며 현실을 거부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상 현재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ㄴ 깨달아야 될 것이다.
단편소설 창랑정기를 읽으니 나의 첫사랑,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 작가는 30년대 한국인의 변화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것 같다. 쇄국을 주장한 서강대신은 힘없는 늙은이가 되고, 신교육을 받기를 원했던 종근은 머리 깎고 양복을 입고 기생오입을 시작하여 청랑정은 사라져 어릴 적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 곳은 현재는 없는 것이 식민지의 모습일 것이다.
저자소개
호는 현민(玄民). 1906년 5월 13일 서울 종로 출생. 경성제일고보를 거쳐 1924년 경성제국대학 예과(豫科)에 입학했다.
같은 해 동교(同校) 전조선인(全朝鮮人) 학생으로 ‘문우회(文友會)’를 조직, 『문우(文友)』를 발간했고, 이재학(李在鶴) 등과 시집 『십자가』를 출간하기도 했다 1926년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법학부에 입학, ‘경제연구회’라는 서클을 조직했다. 이 서클은 다음 해 최용달(崔容達)‧이강국(李康國)‧박문규(朴文圭) 등이 가입함과 동시에 좌경(左傾)했다. 수년 후에는 이 연구회의 회원 중에서 조선공산당 재건운동에 참가한 사람까지 생기자, 학교 당국으로부터 해산 명령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 무렵부터 이효석(李孝石)과 사귀면서 창작에 몰두, 1927년 이후 『조선지광(朝鮮之光)』, 『현대평론(現代評論)』 등에 단편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당시는 카프의 프로문학이 성행했기 때문에, 그는 일찍이 프롤레타리아 문학관에 동조, 이효석과 더불어 동반작가(同伴作家)로서 활동했다.
이 무렵에 발표된 작품이 「스리」(1928), 「복수(復讐)」(1928), 「삼면경(三面鏡)」(1928), 「갑수의 연애」(1929), 「가정교사」(1929), 「빌딩과 여명」(1929), 「귀향」(1929), 「여직공」(1929), 「송군 남매와 나」(1929) 등이다. 이같은 작품들은 모두 빈민계층의 생활을 주제로 한 경향적인 성격을 드러낸다. 1929년 경성제대 법문학부를 졸업, 1931년부터 같은 대학 연구실 조수 및 예과 강사로 있으면서 「5월의 구직자」, 「5월의 제전」 등을 내놓았다. 1935년 프로문학 퇴조기에 쓴 「김강사와 T교수」는 그의 대표작이며, 시정문학(市井文學)으로 「가을」(1939), 「이혼」(1939), 「나비」(1940), 「창랑정기」(1940) 등의 단편을 발표하는 한편, 장편 「화상보」(1938)를 『동아일보』에 연재했다. 광복 후 문단을 떠나 법학자로 대한민국 헌법을 기초하고, 초대 법제처장, 고려대학 총장, 신민당 당수 등을 역임했다.
내용
유진오(兪鎭午)가 지은 단편소설. 1938년 4월 19일 ≪동아일보≫에 발표되었다. 1인칭 서술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자전적 요소까지 지니고 있으며, 잃어버린 과거에 대한 기억과 도도한 시간의 변화 속에서 모든 것이 남김 없이 변모되어가고 만다는 변화의 원칙, 또는 추이를 시적인 문장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작품은 외형적인 형태에 있어서 7개의 단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단락은 허구적이고 서사적인 제시라기보다는 다분히 경험적이고 수필적이다. 향수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 ‘나’란 발언 주체가 허구적 서술자라기보다는 작가의 자아원점(自我原點)과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향수를 이야기함으로써 현재의 시간으로부터 기억의 떠올림이라는 회상적인 시간시점에 의하여 지나간 과거를 떠올리는 계기를 마련한다. 제2·3단락은 기억의 상한점을 7, 8세 때로 거슬러 올라가서 그때 처음으로 찾아갔던 창랑정과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삶의 양상을 제시한다.
제4·5·6단락은 거기서 만났던 소녀 교전비 을순이와의 만남의 충격 내지 사춘기적 감정의 미묘한 교호를 떠올리고, 다시 기억의 시한을 훨씬 현재로 접근시켜 창랑정의 후일담을 암시하고 있다. 특히, 여기에서 을순이와 함께 창랑정 후원에서 캐냈던 칼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역사의 한 영욕을 상징한다는 의미 외에도 발전과 변화보다는 과거의 영광에 집착하려는 서강 대감과 매우 긴밀한 상관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6단락에는 세 개의 죽음이 제시되어 있다.
정경부인의 죽음, 서강 대감 및 종근이 할머니의 죽음이 그것이다. 이것은 늙은 한 세대의 종언을 암시할 뿐만 아니라 이 집안에 닥쳐올 어떤 큰 변화의 암시를 뜻하기도 하는 것이다.
제7단락은 창랑정의 몰락 사실과 ‘나’의 첫 방문으로부터 20년이 지난 현재의 퇴락한 창랑정의 상태를 묘사 또는 서술하고 있다.
구세대의 영광에 집착하는 한 세대가 소멸하여 버리자 그 다음 세대인 종근은 한문책을 던져버리고 양복을 갈아입게 되며 난봉으로 인하여 완전히 몰락하고 만다. ‘나’는 영욕을 거듭하는 이 창랑정을 여러 번 꿈꾼다.
그러다가 마침내 그 옛날의 창랑정을 찾아 추억에 잠기게 되지만, 강 건너 비행장에서 들리는 프로펠러 소리를 들으며 꿈에서 현실로 돌아온다. 여기에서 프로펠러 소리는 과거의 꿈을 깨게 하는 현재의 신호이며 동시에 역사적·시대적 상황의 변화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 작품은 개인적 영욕이나 향수와 같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지만, 역사의 영광과 소멸, 새로운 변화 등 시간적 변화의 질서를 감동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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