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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테크/보험

베이비붐 세대 노후난민 안되려면 '1人 3연금' 필수


 

자영업을 하던 남편을 3년 전 먼저 떠나보낸 가정주부 성진숙 씨(가명ㆍ61). 경기도 안양 소재 17평형 아파트를 제외하면 금융자산이 전무한 성씨는 청소대행 아르바이트의 월 60만원 수입으로 근근이 살고 있다. 형편이 넉넉지 않은 두 자녀가 월 10만~20만원씩 보내주지만 그마저도 일정하지 않다.
류머티스 관절염을 앓으며 고된 하루를 보내는 그는 본인 경제활동이 길어야 2년 내에 끊길 것으로 보고 있다. 남편이 6년간 납입했던 국민연금으로 유족연금을 받지만 성씨가 준비한 노후 자산은 전무하다. 성씨는 "살면서 한 푼이 아쉬워 연금은 가입할 생각도 못했다"며 후회하고 있다.
본격적인 은퇴시대를 맞게 되는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10명 가운데 7명은 성씨와 같이 노후대비가 부족한 `노후난민`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이 지난달 국내 12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준비` 자료(복수응답 포함)에 따르면 개인연금에 가입한 비율은 31.0%에 불과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가까이 가면서 국민ㆍ퇴직ㆍ개인연금의 `3층 보장`이 노후설계의 패러다임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베이비부머의 노후설계는 여전히 요원하다.
어떠한 형태의 연금에도 가입하지 않은 연금 미가입 비율은 9.8%다. 이 세대의 국민연금(84.1%), 퇴직연금(14.7%), 기타 공적연금(4.9%) 가입률을 고려하더라도 국민연금에만 의존하는 이들이 대다수인 데다 10명 중 1명은 연금 자체를 받지 못하고 노후를 맞는다는 얘기다.
한때 산업화ㆍ민주화의 주역이던 베이비붐 세대의 상당수가 본인의 남은 인생을 설계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은퇴를 강요당한 셈이다.
이상우 보험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조기퇴직 또는 정년퇴직 후 국민연금 수급연령까지 국민연금을 수급할 수 없어 베이비부머들은 수년 동안 안정적인 소득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축복으로 인식됐던 은퇴는 100세까지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호모 헌드레드 시대`를 맞아 `재앙`이 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은 당장 은퇴를 목전에 둔 중장년층뿐만이 아니다. 직장생활을 막 시작한 재테크 문외한인 사회초년생, 단칸방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한 신혼부부, 자녀 교육비에 허덕이는 맞벌이 부부 등 모두가 `예비 은퇴자`다.
전문가들은 누구에게나 은퇴는 다가오지만 노후난민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선 국민ㆍ퇴직ㆍ개인연금의 가입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42.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45.7%)에도 못 미친다는 점에서 퇴직ㆍ개인연금 가입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떠올랐다.
강창희 미래에셋 부회장은 "100세(호모 헌드레드) 시대는 인생설계의 패러다임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후순위로 밀려난 노후대비가 인생설계의 중심으로 부상했다"며 "생활비 사용 후 남는 돈으로 노후를 준비한다는 생각에서 노후설계 자금을 먼저 할애하는 방식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