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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주말나들이] 더운 5월 양산 천성산 산행

[주말나들이] 더운 5월 양산 천성산 산행

5월같지 않은 5월 낮에는 한여름의 열기가 물씬 풍기고 아침, 저녁의 쌀쌀함도 덜한 것 같다.

5월 넷째 주 한달 만에 다시 산을 찾으러 가는 나의 발길은 전날 약간의 음주로 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가방 안에 먹을 것, 입을 것 등을 챙기고 나갔지만 결국 젖가락 챙기지 못하는 불상사도 발생하였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한 집합장소엔 대장님만 계시고 아무도 없는 것이다. 버스 안을 보아도 앉아있는 분들도 안 계시고 아 이것이 우찐된 영문인가? 결국 난 모임시간을 착각하여 30분 일찍 도착한 것이다.

아마 집합시간을 착각하지 않아도 똑 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다른 것은 조금 더 잠을 잤던지. 조금 더 뒹굴거린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오늘 향하는 곳은 양산의 천성산이다. 천성산은 회사에서 몇 번간 기억은 있지만 그땐 산행이라기 보단 그냥 산보였다. 평탄한 길로 담소를 나누며 그저 뚜벅뚜벅 걸어가기만 하면 되었고 점심식사 시간에 맞추어 내려와 맛난 밥을 먹으면 되었다.

하지만 오늘은 어떨까?

위의 트래킹 지도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처음엔 그냥 쭈욱 올라간다. 그냥 쭈욱~쭈욱 그리고 정상부근부터 능선을 따라 편안하게 산보를 즐기다 내려올 때 쭈욱 쭈욱 내려온다.

나름 매일같이 열심히 운동을 하다 보니 예전처럼 많이 힘들지는 않지만 아직 등산에 적응한 몸은 아니다 보니 가파른 길을 오를 때는 힘도 들고 다음날이면 기분 좋을 정도의 다리 통증도 있다.

 

 

산행시작 지점은 홍룡사 입구에서부터 시작하였다.

 

 

출발 전 단체 사진 한 장을 지난번에 왔을 때의 맴버랑은 차이가 많이 난다. 대부분 모르는 분들이다.

오늘도 나의 목표는 그냥 쳐지지 않고 잘 따라가는 걸로 잡았지만 결국 정상에 근처에 도착했을 땐 나름 선두권을 유지하였다.

아직 힘은 떨어지지 않았나 보다.

홍룡폭포 물줄기는 강하지 않았지만 참 운치가 있는 폭포의 모습이다. 아마 나의 짝지를 모시고 갔다면 저 앞에 세워놓고 사진을 찍어주었을 것인데 폭포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도록

 

조그마한 불상들

불상을 자세히 보고 있으면 다양한 표정이 참 마음에 든다. 저 중에서 나의 오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있을 것 같다.

 

홍룡사 내부에 있는 스님들이 수행을 하는 장소이다. 보통 다른 절에는 외부와 단절된 곳에 있는데 여기는 외부인이 가장 많이 다니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저 아가씨는 누군지 모르지만 난 당신을 찍은 것이 아니라오

 

홍룡사를 옆으로 하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위에서 말한 것 처럼 여기서부터 정상부근까지는 그냥 쭈욱 올라간다. 담배에 찌든 폐가 깨끗해지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숨을 헐떡이며 쭈욱 올라간다. 중간에 헉헉거리며 쉬고 있을 때, 갑자기 앞에서 나의 이름을 부른다. 그냥 올라와 숨이 넘어갈 정도가 되면 쉬어 라며 손짓을 한다. 어쩌면 혼자 산행을 하는 것보다 누군가와 같이 간다면 약간의 자극으로 더 힘차게 오를 수 있다. 그래서 인생엔 동반자가 꼭 필요한 것이다. 말 한마디에 방금 까지 힘들었던 것이 다시 걸을 수 있는 힘이 되니 말이다.

언제나 옆에 있는 누군가에게 고마움을 느껴야 하고 그 고마움을 보답하며 살아가고 싶다.

 

 

천성산 2봉(원효봉)이 목표이지만 중간에 화엄늪이란 곳에 도착하였다. 여기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였다. 정상부근에 이렇게 넓은 습지가 있다는 것이 좀 놀라웠다. 예전에 천성산을 보호해야 된다며 개발에 반대하며 단신을 하셨던 '내원사'의 스님이 생각이 난다. 살아가는데 조금 불편함이 있어도 보호할 것은 보호해야 된다.

화엄늪에서 본 하늘의 모습은 맑았고

'

화엄늪은 넓었다.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천여 명의 승려를 이끌고 화엄경을 설법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화엄늪에서 바라본 산 아래의 모습 하늘은 맑고 고우나 산 아래는 그다지 맑은 모습이 아니다.

우리 일행은 그늘도 없는 화엄늪 옆에서 자리를 잡고 간단하게 식사를 했다. 가만히 앉아있으니 5월의 더위를 느낄 수 있었다. 8월쯤에 무조건 그늘을 향해 달려갈 것 같은

 

화엄늪에서 능선을 따라 평탄한 길을 가다 보면 천성산 정상이 나온다.

 

천성산(원효봉) 정상 해발 922m 우와 높다. 내가 이보다 높은 곳에 가본적이 있는가? 싶기도 하다. 천성산 정상도 다른 산들처럼 뾰족하게 된 것이 아니라 평평한 평지가 제법 넓게 자리잡고 있다.

이제 천성산을 뒤로하고 무지개산장이 있는 곳으로 하산을 시작하였다. 은수고개, 어영골을 지나서 무지개산장 근처의 계곡에서 땀도 씻고, 옷도 갈아입었지만 버스를 타러 가는 도중에 몸은 다시 땀으로 젖어버렸다.

홀라당 발라당 옷을 다 벗고 계곡물에 떰벙하고 들어가 벼렸으면 좋았을 것인데 하면서